Friday, March 19, 2010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사랑한다고 해서 꼭 내 곁에 두고 있어야 한다는 건 아니란 걸 나는 이제 알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서로 최선을 다해 존재함으로써 사랑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취소하고 서울 근교에 있는 대학에 다니며 토익을 듣고 취직 공부를 하는 그런 대학생이 될 것인가 생각해보았다. 아, 그건 싫었다. 뭐가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뭐가 싫은지는 분명했다.
식탁 위의 노란 등이 켜지던 우리 가족의 저녁 식사가 왜 집을 떠난다는 말 뒤에 생생해졌는지 나는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어쩌면 이제 그런 일상들이 내게서 사라진다고 생각하자 내 가슴으로도 엷은 통증이 지나갔다.
언젠가 내가 집이 그립고, 몸과 마음이 아플 때, 이 아침 식탁을 기억하고 싶었다. 사는 건 참 맘대로 안 되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꼭 나쁜 것도 아니라는 것을 떠올리고 싶었다. 내가 앉은 가시방석이 꽃자리라는 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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