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anuary 4, 2011

고슴도치의 우아함

쉬운 길은 항상 있었다. 내가 거기에 발을 들인 적은 결코 없지만. 나는 자식도 없고 텔레비전도 보지 않으며 신도 믿지 않았다. 즉 삶이 인간에게 더 '수월'하게끔 다져놓은 이 모든 오솔길을 걸은 적이 없다. 자식은 자신과 대면해야 하는 고통스러운 작업을 미루게 도와주며, 그다음에는 손자 손녀가 그 역할을 이어받는다. 텔레비젼은 아무것도 아닌 하찮은 우리 존재가 무언가를 끊임없이 계획하고 기분을 전환하게 하는 소모적인 도구다. 그것은 우리의 눈을 농락해 생의 걸작을 남기지 못하게 정신을 날려버린다. 마침내 신은 포유류로서 느끼는 우리의 공포와 언젠가 이 즐거움이 끝나리라는 참을 수 없는 전망을 진정시킨다. 이처럼 나는 부조리에 대한 인식을 아둔하게 만드는 미래도 후손도 허구도 없이, 종언에 대한 확신과 공허함에 대한 예상 속에서 편리한 길을 선택하지 않아왔다.

1 comment:

MS sa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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