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January 4, 2011

깊은 사색 5 - 모든 이의 삶 군복무

콜롱브의 문제는 뭘까? 그건 나도 모른다. 모든 사람을 깔아뭉개려는 데 너무 힘을 쓴 나머지 말 그대로 군인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군대에서처럼 모든 것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광을 내고 청소를 하는지도. 군인이 질서와 청결에 강박적인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전투의 무질서나 전쟁의 더러움, 그리고 전쟁이 끝난 뒤 남는 온갖 시체에 대처하려면 그런 면이 필요하다. 어쩌면 콜롱브는 그 규범을 드러내주는 극단적인 예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우리는 병역을 치르듯 인생에 임하는 것이 아닐까? 할 수 있는 일이나 하며 제대나 전투를 기다리는 삶. 누구는 방을 닦고, 누구는 게으름을 피우고 카드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누구는 괴상한 짓을 하고 음모를 꾸민다. 장교들은 명령하고 졸병들은 복종하지만 아무도 이 비공개 코미디에 속지 않는다. 어느 날 아침이면 장교든 졸병이든, 담배나 화장지를 암거래하는 꾀바른 녀석이든 바보든 모두 죽으러 가야하니까.
여기서 나는 기본적인 정신분석학적 가설을 하나 제시한다. 콜롱브는 내면이 혼란 자체로, 텅 빈 동시에 혼잡하기 때문에 자기 방을 정리하고 청소하면서 자신에게 질서를 부여하려 애쓴다는 가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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