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에서 중요한 주제로 등장하는 것은 소통이다. 사람들은 서로를 사랑하면서도 그것을 정작 말로 표현하지는 못한다. 가까운 관계일수록 서로에게 정말 해야 할 말은 하기 힘든 법이다. 가까운 사람에게는 언제라도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늘 말하기를 미루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의 역사는 언제나 그 말을 할 틈을 우리에게 주지 않고 파국으로 치닫는다. 이 소설은 역사적인 폭력이 남기는 상흔에 관한 이야기지만, 동시에 누구나 겪을 수밖에 없는 상실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결국은, 모두가 모두를 잃는다."
시선을 뗄 수 없게 아름답다. 그 결말은 결단코 가장 아름다우면서도 마음을 뒤흔드는 것이다. 최근 읽은 책 중 가장 아름다운 마지막 장면. 놀랄만큼 새롭고 지독하게 아름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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