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장 '기다리는 사람들'
이제는 사람들에게 책을 읽히려면 책을 금지하는 수밖에 없지 않나?
제 2장 '이즈모 야상곡'
야아, 그땐 쇼크였지. 모든 책이 인간의 머릿속에 있는 것을 한 글자 한 글자 손으로 써서 생겨났다는 걸 알았을 땐 말이야. 난 그 때부터 별로 진전이 없나 봐. 지금도 소설을 사람이 쓴다는 게 믿어지지 않을 때가 있거든. 어딘가 소설이 열리는 나무 같은 게 있고, 다들 거기서 따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출판 일을 한 지 꽤 오래됐는데도 아직도 속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니까. 언젠가 반드시 '에이, 거봐'하면서 현장을 덮치겠다고 마음먹고 있어.
제 3장 '무지개와 구름과 새와'
"나오코 선생님은 앞으로 뭐가 되고 싶어요?"
"으응, 일단은, 편집자."
나오코는 홍차를 따르면서 조금 부끄러워했다. 자신의 은밀한 꿈을 누군가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의 표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지루하지 않았다. 겨우 다섯 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 나는 참 많은 표정을 잃어버렸구나.
제 4장 '회전목마'
그래, 어차피 나 같은 거 재능도 없어, 하고 책상 위에 털썩 몸을 던져보다가도, 그렇다고 위로해 줄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시간 낭비일 뿐이라고, 스스로 바보 같은 기분이 드어서 몸을 일으키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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